제네시스 DH 3.3GDI 차량입니다. 중후한 승차감, 안락감, 권위적인 디자인, 딱 우리나라 고급세단의 주 타겟 입맛에 안성맞춤인 대형 컴포트 세단의 교과서 적인 모델입니다. 특히 부드러운 승차감과 높은 수준의 정숙성은 대한민국 소비자들의 취향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저격한 것 같습니다.
지극히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의견이긴 한데, 우리나라 자동차 문화의 뿌리는 "가마"문화에서 온다고 생각합니다. 가마는 굳이 필수적 이동수단의 개념보다는 나의 사회적 위치와 권위를 보여주는 일종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 입니다. 물런 이동거리가 길어 가마를 이용할 수도 있겠지만, 굳이 걸어가도 되는 가까운 거리를 이동하더라도 불필요한 일꾼들과 화려하게 치장한 가마를 통해 자신의 존재감과 위신을 뽐내는 수단으로써의 의미도 있었으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가마는 우화하여야 하며, 기품있어야 하고, 허둥거리고나 덜컹 거리면 안됩니다. 그리고 크고 화려할 수록 좋았구요.
반면, 유럽이나 미국의 자동차 문화는 '마차' 문화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양의 'CAR'라는 명칭은 과거 프랑스 북부의 갈리아인들이 2륜 마차를 부르던 명칭인 karros (카로스)에 어원을 두고 있고, 자동차 트렁크도 예전 마차 뒤 객실 외부에 싣고다니던 짐가방 "TRUNK" 라는 명칭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영국에서는 관광버스를 여전히 'COACH' (마차) 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마차는 가마와 달리 철저하게 실용성을 우선시 하는 '도구'의 개념입니다. 물론 화려하게 치장되고 신분을 표현하는 수단으로도 사용되긴 했었겠지만, 근본적인 목적은 광활한 땅에서 목적지 까지 사람과 짐을 효율적으로 이동하기 위함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마 처럼 특정한 신분만 이용하는 것도 아니었고, 심지어는 현대의 승합차나 미니버스 처럼 많은 인원을 태우는 2층 마차까지 존재했었습니다. 불필요한 치장이나 기품이나 우화함은 중요사항이 아니었습니다. 단지 빠르고 저렴하게 원하는 곳으로 이동을 하면 되는 거였죠.
이러한 뿌리 덕에 대체적으로 한국시장은 운전재미와 효율성을 희생하더라도 조용하고 부드럽고 기품있는 디자인을 선호하는 것 같습니다. 물런 이런 트랜드도 많이 바뀌고 있긴 하지만요. 반면 대다수의 유럽/미국 사람들은 철저하게 실용성 위주입니다. 세차를 언제 했는지 기억도 못하는 사람들이 태반이고 어떤 차를 타느냐를 두고 신분이나 지휘를 가늠하지도 않습니다. 유럽에서 큰 불만이 없는 MCP미션도 유독 한국시장에서는 덜컹거린다 하며 미국차의 단차도 유독 한국시장에서는 문제가 되곤 합니다. 실제 유럽에서 최근까지 중형차량에는 수동변속기가 압도적으로 많았고 몇 세대 전 BMW나 벤츠는 플래그쉽인 7시리즈와 S클래스에서도 디젤과 수동변속기 사양이 일반적이었습니다.
이런 특수한 한국 문화와 소비자들의 니즈를 그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는 현대가 만든 제네시스는 실로 한국에서 성공할 수 밖에 없는 조합을 모두 갖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유독 유럽이나 미국시장에서 고전하는지도 모릅니다.
입고직 후 확인한 사용유의 상태는 양호하였고 레벨도 적절하였습니다.
가장 먼저 에어크리너를 교체하는데요, 에어크리너 박스를 열기 위해서는 상부를 가로지르는 스트럿 바를 탈거해하기 때문에 약간 번거롭습니다.
속살이 뽀얀 신품필터 삽입 후 다시 잘 조립해 줍니다.
에러크리너 박스 개방을 위해 잠시 탈거하였던 스트럿바도 규정토크로 잘 조립해 줍니다. 이런 방식은 엔진이 커서 공간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고성능 대배기량/다기통의 유럽차에서나 보던 방식이었는데, 왜 뼛속까지 대한민국 취행저격의 제네시스가 이런건 또 유럽피언들을 따라했을까요... 실제 엔진룸 공간도 매우 널널한데 말입니다.
에러크리너 교체 후 에어호스를 잘 설치해 줍니다.
폐유를 시원하게 배출합니다. 원래는 서비스홀이 없는 모델인데, 어디서 그랬는지 모르겠으나 전에 작업자가 오일드레인 볼트랑 오일필터 자리를 시원하게 찢어 구멍을 크게 만들어 놓았네요. 사실 공기흐름을 고려하여 디자인 한 언더커버를 마음대로 잘라버리는 건 좀 그렇긴 한데, 덕분에 언더커버 탈거 없이 작업이 가능합니다.
오일필터하우징은 잘 탈거 후 잔유를 다 모아 계량되도록 합니다.
자연배출이 끝난 후 입으로 부는 세기 정도로만 에어로 살살 불어 잔유를 조금 더 배출합니다.
멈췄던 배출이 한차례 더 재개 됩니다. 저렇게 언더커버에 구멍을 내 놓았을 때는 차주의 동의를 구했을까요?
오일필터 하우징은 기존 오링 및 필터엘리먼트 제거 후 깨끗히 세척 후 신품 오링과 필터엘리먼트를 삽입한 뒤 신유로 잘 윤활해 줍니다.
준비된 오일필터 하우징은 손으로 잘 체결하여 줍니다.
마무리는 규정토크로 정확하게 체결합니다. 누가 그랬는지는 몰라도 하단에 구멍 찢어 놓은게 좀 그렇네요. 좀 예쁘게 찢어 놓던가... 기왕이면 현대에서 서비스 홀을 만들어 줬으면 좋았을텐데요.
드레인볼트 와샤는 그간 잘 교환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별다른 문제 없이 신품 와샤를 걸어 손으로 살살 잠궈 줍니다. 매우 부드럽게 저항없이 끝까지 체결됩니다.
마무리는 규정토크로 정확하게 체결하구요.
배출된 사용유의 상태 및 주입양은 모두 양호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주입할 신유는 쉘 힐릭스 울트라 5W-30(SHELL HELIX ULTRA 5W-30)으로, 해당 오일의 경우 베이스유의 전부가 천연가스에서 추출한 성분을 합성하여 생상하는 GTL유로 되어 있습니다. (MSDS상 CAS NO. 848301-69-9) 하지만 GTL기유의 추출기반이 되는 천연가스도 결국 광유를 정재하여 생산되기 때문에 '고순도 광유'라는 명칭이 붙기도 하지만 100% 합성유 맞습니다. 오히려 VHVI보다 순도가 높고 저온유동성이 개선된 보다 고가의 양질유임에도 불구하고 별도의 분류법이 없어 일반적인 VHVI와 같이 3기유로 분리 됩니다. 하지만 사실 VHVI와 PAO사이, 어쩌면 PAO 쪽에 더 가깝다 할 수 있는 매우 우수한 기유입니다. 추출 기법의 난이도나 비용도 더 높습니다.
예로 들자면, 순수한 바닷물을 원유라고 하고, 순수한 베이스 기유를 염분기가 없는 물이라고 가정했을 때, 광유로 불리는 2기유의 경우 바닷물을 필터로 걸렀다고 할 수 있고, 합성유인 3기유는 바닷물에 화학적 분해를 하여 순수한 물만 얻는 방식이며, GTL은 바닷가 부근의 바다의 습한 기운을 먹은 공기를 액화시킨 후 그 액체를 3기유와 동일한 방법으로 다시 화학처리를 하여 순수한 물만 얻는 방식 입니다.
정리를 하자면, VHVI는 원유를 화학처리 하여 순수한 기유를 얻는 것이면, GTL은 천연가스를 변형 후 액화시켜 화확처리 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화학처리는 Hydrocracking으로 두 기유 모두 동일한 방식으로 적용 됩니다. 즉, 수소화분해를한다는 점은 동일하지만, VHVI는 원유를, GTL은 액화시킨 천연가스를 시발점으로 하고 있는 것이 차이 입니다.
바로 위에 있는 사진이, GTL기유가 생산되는 공장입니다. 규모가 장난이 아니죠?
GTL 기유는 카타르 석유공사와 쉘사가 협약을 맺고 GTL기유를 생산을 위해 만든 카타르에 위치한 대형 정유시설에서 생산됩니다. 연간생산량은 약 1백만 톤 정도로 바로 고난이도의 추출기법과 다단화 공정에도 불구하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기 때문에 가격이 합리적이게 됩니다.
참고로 GTL 생산공정을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일단 원 재료인 천연가스는 수분 및 기타 부유물 제거를 위해 필터를 지나는 일종의 전처리 과정을 거칩니다. 전처리 과정을 거친 천연가스는 탱크에 산소화 함께 주입이 되고, 고온으로 데워진 탱크속에서 촉매제의 도움으로 산소와 천연가스의 메탄성분이 화확적으로 반응하여 수소와 일산화탄소로 구성된 혼합 가스가 만들어 집니다. 이 후 이 혼합가스는 여러 촉매제와 고온의 조합으로 긴 체인의 왁스 탄화수소와 수분으로 액화 됩니다. 즉 오일과 물이 섞인 액체가 생성되는 거죠. 이 혼합물은 VHVI의 원유처리와 동일한 공법(Hydrocracking)으로 처리되어 순수한 기유를 얻게 됩니다.
물론 이와같은 방식의 추출에 대한 별도의 기준이 없기 때문에 현재는 원유에서 Hydrocraking 공법으로 추출되는 VHVI와 같은 3기유 합성유로 분류가 되긴 하지만, 사실 원재료가 원유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높은 순도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VHVI로 보기에는 억울한 면이 많습니다. 실질적인 성상과 성능만 볼 때는 원유 증류과정에서 휘발유와 LPG 사이에서 나오는 나프타메틸렌 가스를 원재료로 하는 PAO급이며 일부 특성은 PAO를 능가합니다.
실제로 유동온도가 섭씨 -45도, 인화점이 무려 섭씨 238도 입니다. 점도지수 또한 174로 매우 좋습니다. 5W30의 VHVI로 도달하기에는 매우 어려운 수치입니다. 다만 동점도가 냉간 섭씨 40도 기준 69.2mm/S2, 열간 섭씨 100도씨 기준으로 12.1mm/2 로 약간 무거운 편으로 보이긴 합니다만, 우수한 마찰저감성으로 인해 오히려 가벼움이 느껴지면서 한 편으로는 GDI엔진의 열화억제 및 정숙도에도 유리할 것으로 보입니다.
해당 오일의 가장 큰 장점은 GTL에서 오는 어마무시하게 높은 청정성과 우수한 윤할성능에서 오는 부드러움과 정숙함 입니다. 그리고 우수한 저온유동성으로 인해 요즘과 같이 기온이 낮은 계절에 특히 빛을 바랍니다.
그리고 초고순도 기유인 만큼 높은 점염기가(10내외) 그리고 증발량도 매우 우수(6%대)하기 때문에 엔진의 청정성에 매우 유리하겠습니다. 오래도록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고, 이미 중고차 구입후 처음 주입해야 하는 클렌징 오일로써도 알만한 사람들 가운데 정평이 나있습니다. 뭐 DEXOS2 인증이면 말 다 했죠.
하지만, 청정성이 너무 높다보니, 주행거리가 좀 있는 차량에 처음 주입하는 경우 초반 1~3천 키로 동안에는 높은 청정성으로 인해 그간 제거되지 않았던 오염물들이 녹아나오며 엔진오일 캡에 찌꺼기가 다량 관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매우 좋은 작용입니다. 하지만 막상 오일의 퀄리티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오해를 하시는 분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가품 당첨되었다고 커뮤니티에 인증하는 경우도 있음).
이런 경우 통상 5천 키로 내외에 도달하면, 엔진에 붙어 있던 오염물들은 다 묻어(청정작용) 나와 엔진오일에 정상적으로 녹아들게 되어(분산작용) 더이상 이런 현상이 관찰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GTL이나, 4기유 이상의 오일(에스터 베이스도 마찬가지로 청정성이 우수)로 바꿀 때는 플러싱을 하라는 말이 이런 특성 때문에 나온 것 같습니다.
배출된 사용유의 양과 입고시 레벨등을 참조하여 정확한 정량을 주입합니다.
주입 후 시동을 걸어 잠시방치 하여 유온을 올려줍니다.
시동을 끄고 수분 후 측정한 레벨입니다. 정확하게 FULL 마크 아래 잘 안착되었습니다.
레벨 확인 후 다시 시동을 건 후 차를 뛰어 작업부위를 꼼꼼하게 확인합니다.
아주 깔끔하게 작업이 잘 완료된 것을 확인 후 차를 내려 줍니다.
다음교체 주기 안내 스티커 출고로 작업이 종료됩니다.
감사합니다. 합리적인 고급 합성유와 정확하고 꼼꼼한 시공으로 오래도록 부드럽고 효율높은 엔진으로 유지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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