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 파일럿 차량이 엔진오일 교환을 위해 입고되었습니다. 혼다 파일럿의 경우 2002년 북미 시장을 겨냥하여 출시된 대형 SUV 모델로, 해당 모델은 2015년 이후 출시되는 3세대 모델로, 현역입니다. 3.5리터 V6 직분사 엔진이 284마력을 발휘하며, 부드러운 6단 자동변속기와 맞물려 큰 덩치를 부드럽고 힘차게 이끕니다. 특이한 점은 각 실린더 당 흡기밸브2개, 배기밸브2개 가 V6 24V 엔진이면서 밸브 구동캠은 하나만 있는 SOHC 방식이네요. 과거 윈스톰 등에 사용되던 디젤 엔진도 실린더당 밸브가 4개 있는 4기통 16V 엔진이면서, SOHC 방식이었거든요. 그리고 혼다의 자량 가변밸브 제어기술인 I-VTEC 역시 적용이 되긴 하지만, SOHC의 구조적인 한계로 의해 여느 SOHC 방식의 J시리즈와 마찬가지로 흡기에만 가변밸브 제어가 가능합니다.
2019년식에 들어서는 마이너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며 기존 6단 자동변속기를 ZF제 9단으로 업그레이드 되었습니다. 넓은 공간과 부드러운 승차감에 반해 한국 시장에서는 그리 많이 팔린차는 아닌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북미시장을 겨냥한 차량인 만큼 한국에서 유지하기에는 유류비나 큰 차체 사이즈가 많이 부담스러울 것 같지만, 가솔린 엔진의 국산 대형 SUV 수요층에게는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존 사용유의 상태를 확인합니다. 냄세를 맞아보니 교체시기는 확실히 다 되었네요.
에어크리너 부터 교체합니다. 여느 국산차나 일본차 처럼 에어크리너 교체는 쉽고 직관적입니다.
마일드한 에어로 잔유제거에 도움을 줄 에어어답터 삽입 후 차를 바퀴째 안전하게 올려줍니다.
오일필터를 제거하는데, 규정토크가 10~14N.M 라고 지침서 및 필터에도 써있는데도 불구하고 엄청난 힘으로 잠궈놓아 탈거하는데 애를 먹습니다. 규정토크 정도라면 손으로 힘차게 꽉 조이는 정도 밖에 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공구로도 돌아가지가 않으며, 필터가 하부 서브프레임 위에 위치하여 쉽게 힘을 줄 공간도 잘 안나옵니다. 전용 탈거 컵으로 풀기엔 어림도 없이 꽉 잠궈 놓아 온갖 도구를 동원하여 힘겹게 필터를 탈거합니다.
드레인볼트를 개방하여 시원하게 사용유를 배출합니다.
자연배출이 멈추고 나면 에어를 입으로 부는 세기 정도로만 살짝 개방해 줍니다.
에어로 인해 멈췄던 배출이 한번 더 재개 됩니다. 이대로 조르륵 흐르게 조금 더 방치하고 오일필터를 준비합니다.
필터 장착 접촉면을 깨끗하게 정리 후 신품필터를 규정토크로 정확하게 체결한 모습니다. 다음번 탈거 때는 애를 먹지 않아도 되겠습니다.
드레인볼트의 와셔도 앞 뒤로 돌려가면서 야무지게도 재사용 해왔었네요. 변형이 심해 끊어내서 분리합니다.
배출이 끝나면 신품와셔를 건 드레인볼트를 손으로 살살돌려 끝까지 체결 후 토크렌치를 사용하여 규정토크로 정확하게 체결합니다.
배출이 완료된 사용유 입니다. 대 배기량의 V6 엔진임에도 불구하고 충진량은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사용유를 모두 배출했으니 뭘 넣아야 할까요? 해당 차량의 경우 J35Y6 엔진이 적용되어 있으며, 메뉴얼을 찾아보면 북미 시장에서 팔리는 여느 혼다 차량들 처럼 엔진오일 규격이 매우 관대합니다. API에서 인증한 가솔린 전용 규격의 0W-20점도면 다 되는 아주 착한 규격이네요. 단, 점도 부분에 대해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이 딱 0W-20으로 명시되어 있습니다.
준비한 신유입니다. API 등급 기준 SN-Plus로, 가솔린 엔진전용 제품이며 엔진오일에 필수적으로 첨가되는 청정제를 노킹을 유발할 수 있는 칼슘 술포네이트 대신 마그네슘 술포네이트로 대체하여 노킹발생 빈도가 400분 동안 총 5회 미만이어야 획득할 수 있는 규격입니다. 400분이면 거의 7시간 정도 되는데, 7시간 동안이나 엔진을 가동하면서, 공회전 상태에서도 분당 수천번 이상 폭발하는 엔진연소실에서 5회 미만의 노킹빈도면 노킹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판단으로 해당 차량의 운행 스타일 및 패턴 그리고 차주분의 주안점을 복합적으로 고려하였을 때 적합한 합성유로 판단이 되어 권해드렸으며, 오랜 기간 성능의 저하 없이 한결같이 부드럽고 효율적인 운행이 가능하며, 높은 청정성능으로 언제나 엔진을 깨끗하게 유지해 줄 것입니다.
해당 합성유의 성질 및 특장점에 대해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섭시 15도의 밀도는 836Kg/m3 이며, 냉간 유동성을 보여주는 지표 중 하나인, 섭씨 40도씨 동점도는 43.4mm2/s 으로, 높은 냉간유동성 및 시동성을 보장받을 수 있으며, 첫 시동 이 후 오일이 순환되는 속도가 빨라 엔진보호에 유리하며 유온상승도 빠를 것입니다. 열간 동점도는 섭씨 100도씨에서 8.6mm2/S로 일반적인 W20 엔진오일들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점도지수도 182가 나오며 열간안전성의 평가지표 중 하나가 되는 인화점도 204도로 훌륭한 수치를 보이며, -48도의 유동점 또한 이 엔진오일이 범상치 않음을 잘 보여 줍니다.
이게 3기유 베이스유에서 가능한 이유가 바로 GTL이라는 물질 때문인데요, 해당 합성유는 베이스유의 전부가 천연가스에서 추출한 성분을 합성하여 생산하는 GTL유로 되어 있습니다. (MSDS상 CAS NO. 848301-69-9) 하지만 GTL 기유의 추출기반이 되는 천연가스도 결국 광유를 정재하여 생산되기 때문에 '고순도 광유'라는 명칭이 붙기도 하지만 100% 합성유 맞습니다. 오히려 VHVI보다 순도가 높고 저온유동성이 개선된 보다 고가의 양질유임에도 불구하고 별도의 분류법이 없어 일반적인 VHVI와 같이 3기유로 분리 됩니다. 하지만 사실 VHVI와 PAO사이, 어쩌면 PAO 쪽에 더 가깝다 할 수 있는 매우 우수한 기유입니다. 추출 기법의 난이도나 비용도 더 높습니다.
예로 들자면, 순수한 바닷물을 원유라고 하고, 순수한 베이스 기유를 염분기가 없는 물이라고 가정했을 때, 광유로 불리는 2기유의 경우 바닷물을 필터로 걸렀다고 할 수 있고, 합성유인 3기유는 바닷물에 화학적 분해를 하여 순수한 물만 얻는 방식이며, GTL은 바닷가 부근의 바다의 습한 기운을 먹은 공기를 액화시킨 후 그 액체를 3기유와 동일한 방법으로 다시 화학처리를 하여 순수한 물만 얻는 방식 입니다.
정리를 하자면, VHVI는 원유를 화학처리 하여 순수한 기유를 얻는 것이면, GTL은 천연가스를 변형 후 액화시켜 화확처리 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화학처리는 Hydrocracking으로 두 기유 모두 동일한 방식으로 적용 됩니다. 즉, 수소화분해를한다는 점은 동일하지만, VHVI는 원유를, GTL은 액화시킨 천연가스를 시발점으로 하고 있는 것이 차이 입니다.
바로 위에 있는 사진이, GTL기유가 생산되는 공장입니다. 규모가 장난이 아니죠?
GTL 기유는 카타르 석유공사와 쉘사가 협약을 맺고 GTL기유를 생산을 위해 만든 카타르에 위치한 대형 정유시설에서 생산됩니다. 연간생산량은 약 1백만 톤 정도로 바로 고난이도의 추출기법과 다단화 공정에도 불구하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기 때문에 가격이 합리적이게 됩니다.
참고로 GTL 생산공정을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일단 원 재료인 천연가스는 수분 및 기타 부유물 제거를 위해 필터를 지나는 일종의 전처리 과정을 거칩니다. 전처리 과정을 거친 천연가스는 탱크에 산소화 함께 주입이 되고, 고온으로 데워진 탱크속에서 촉매제의 도움으로 산소와 천연가스의 메탄성분이 화확적으로 반응하여 수소와 일산화탄소로 구성된 혼합 가스가 만들어 집니다. 이 후 이 혼합가스는 여러 촉매제와 고온의 조합으로 긴 체인의 왁스 탄화수소와 수분으로 액화 됩니다. 즉 오일과 물이 섞인 액체가 생성되는 거죠. 이 혼합물은 VHVI의 원유처리와 동일한 공법(Hydrocracking)으로 처리되어 순수한 기유를 얻게 됩니다.
물론 이와 같은 방식의 추출에 대한 별도의 기준이 없기 때문에 현재는 원유에서 Hydrocraking 공법으로 추출되는 VHVI와 같은 3기유 합성유로 분류가 되긴 하지만, 사실 원재료가 원유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높은 순도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VHVI로 보기에는 억울한 면이 많습니다. 실질적인 성상과 성능만 볼 때는 원유 증류과정에서 휘발유와 LPG 사이에서 나오는 나프타메틸렌 가스를 원재료로 하는 PAO급이며 일부 특성은 PAO를 능가합니다.
덩치가 큰 차체에 반해 상대적으로 높이가 낮은 엔진이 탑재되어 있기 때문에 엔진오일 주입구도 한참 아래에 있네요. 긴 깔대를 사용하여 조심스럽게 신유를 주입합니다.
시동을 걸고 신유가 잘 순환되고 유온을 열간상태에 도달할 때 까지 기다립니다.
시동을 끄고 수분간 기다린 후 엔진오일 레벨을 확인합니다. 약 80%선에 잘 주입된 것을 확인합니다.
다시 시동을 걸고 차를 올려 하부 작업부위를 꼼꼼하게 확인합니다. 누유나 작업흔적 없이 깨끗합니다. 오히려 작업전 보다 깨끗해졌습니다.
다음교체 주기 안내 스티커 부착을 끝으로 작업을 종료합니다.

차를 출고해 보니 엔진소리 부터가 입고 때와 플라시보 효과 이상으로 확연히 다르게 부드럽고 조용합니다. 신유로 교체 한 뒤 공회전에서 부터 확연하게 회전질감 및 소음, 진동 체감이 다르게 다가온다면, 당연히 긍정적인 징후이지만, 한편 교체전 사용했던 오일의 교체 시기가 너무 늦어 제 역할을 못하고 있었다던가 아니면 잘못된 품질, 규격(특히 점도)의 오일이 충진되어 있다는 뜻도 되겠습니다.
엔진오일이나 소모품은 이론상 교체 후 크게 체감을 못 해야 하는 것이 가장 엔진에는 이상적일 것 같습니다. 기존 사용유의 수명이나 기능이 체감될 정도로 현저하게 저하되기 전에 다시 새롭게 신유가 역할을 이어가며, 윤할성능의 저하로 인한 조기마모나 다른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는 뜻이 되니까요. 하지만 실제 운행 환경에서는 이렇게 유지하기는 불가능 한건 맞습니다. 수천키로 혹은 몇달에 한번씩 소모품을 교체할 수 는 없으며, 실제 과하게 잦은 오일교환이 차량에 마냥 좋지만은 않으니까요.
물론 신유로 교체하면 신유에 의한 부드러움과 정숙성, 낮아진 신품 오일필터 여과 압력에 의한 오일펌프 부하의 감소, 그리고 타이어 공기압등을 보게되면서 차량의 구름저항이 감소하는 세세한 부분들이 더해져 실제로 차가 더 잘나가게 되는 것은 맞으며, 거기에 상쾌한 플라시보 효과까지 더 해져 엔진오일 교체 후 주행 체감이 교체전 보다 좋아야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차이가 "많이" 크다면 교체주기는 알 맞는지, 품질은 믿을만 한지, 혹은 사용하는 제품이 내차와 운행스타일에 잘 맞는지 한번 의심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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