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G80차량입니다. 우리나라 고급세단의 모범답안 같은 존재로, 출고당시 고가의 몸값에도 불구하고 길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국민 고급세단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습니다.
중후한 승차감, 안락감, 권위적인 디자인, 딱 우리나라 고급세단의 주 타겟 입맛에 안성맞춤인 대형 컴포트 세단의 교과서 적인 모델입니다. 특히 부드러운 승차감과 높은 수준의 정숙성은 대한민국 소비자들의 취향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저격한 것 같습니다. 거기다 대기업 임원 모델의 이미지 까지 더해져 실제로 이 가격대에 이정도의 컴포트 성향의 차량은 국산이나 수입을 불문하고 찾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지극히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의견이긴 한데, 우리나라 자동차 문화의 뿌리는 "가마"문화에서 온다고 생각합니다. 가마는 굳이 필수적 이동수단의 개념보다는 나의 사회적 위치와 권위를 보여주는 일종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 입니다. 물런 이동거리가 길어 가마를 이용할 수도 있겠지만, 굳이 걸어가도 되는 가까운 거리를 이동하더라도 불필요한 일꾼들과 화려하게 치장한 가마를 통해 자신의 존재감과 위신을 뽐내는 수단으로써의 의미도 있었으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가마는 우화하여야 하며, 기품있어야 하고, 허둥거리고나 덜컹 거리면 안됩니다. 그리고 크고 화려하고 뭔가 있어보일 수록 좋았구요.
반면, 유럽이나 미국의 자동차 문화는 '마차' 문화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양의 'CAR'라는 명칭은 과거 프랑스 북부의 갈리아인들이 2륜 마차를 부르던 명칭인 karros (카로스)에 어원을 두고 있고, 자동차 트렁크도 예전 마차 뒤 객실 외부에 싣고다니던 짐가방 "TRUNK" 라는 명칭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영국에서는 관광버스를 여전히 'COACH' (마차) 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마차는 가마와 달리 철저하게 실용성을 우선시 하는 '도구'의 개념입니다.
물론 화려하게 치장되고 신분을 표현하는 수단으로도 사용되긴 했었겠지만, 근본적인 목적은 광활한 땅에서 목적지 까지 사람과 짐을 효율적으로 이동하기 위함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마 처럼 특정한 신분만 이용하는 것도 아니었고, 심지어는 현대의 승합차나 미니버스 처럼 많은 인원을 태우는 2층 마차까지 존재했었습니다. 불필요한 치장이나 기품이나 우화함은 중요사항이 아니었습니다. 단지 빠르고 저렴하게 원하는 곳으로 이동을 하면 되는 거였죠.
이러한 뿌리 덕에 대체적으로 한국시장은 운전재미와 효율성을 희생하더라도 조용하고 부드럽고 기품있는 디자인을 선호하는 것 같습니다. 물런 이런 트랜드도 많이 바뀌고 있긴 하지만요. 반면 대다수의 유럽/미국 사람들은 철저하게 실용성 위주입니다. 세차를 언제 했는지 기억도 못하는 사람들이 태반이고 어떤 차를 타느냐를 두고 신분이나 지휘를 가늠하지도 않습니다. 유럽에서 큰 불만이 없는 MCP미션도 유독 한국시장에서는 덜컹거린다 하며 현지에서는 별다른 불만이 없는 미국차 특유의 단차도 유독 한국시장에서는 문제가 되곤 합니다. 실제 유럽에서 최근까지 중형차량에는 수동변속기가 압도적으로 많았고 몇 세대 전 BMW나 벤츠는 플래그쉽인 7시리즈와 S클래스에서도 디젤과 수동변속기 사양이 일반적이었습니다.
이런 특수한 한국 문화와 소비자들의 니즈를 그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는 현대가 만든 제네시스는 실로 한국에서 성공할 수 밖에 없는 조합을 모두 갖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유독 유럽이나 미국시장에서 고전하는지도 모릅니다.
입고 후 유온이 상당히 높은데요, 무더운 날씨에 먼 거리를 주행한 직후라 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잠시 식혀주는 시간을 갖습니다.
기본적인 상담과 입고절차를 진행하다가 유온이 적당히 식으면 작업을 시작합니다.
드레인볼트를 개방하여 사용유를 시원하게 배출시켜 봅니다. 상태는 크게 나쁘지는 않아 보입니다. 별다른 악취도 없고요.
배출이 충분히 진행된 후 조심스럽게 오일팬을 제거합니다.
해당 차량의 변속기는 현대 파워텍의 8단 자동변속기를 사용하지만, ZF변속기들 처럼 오일팬과 필터가 일체형인 방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준비한 신품입니다. 오일필터와 가스켓이 일체형인 오일팬 그리고 오일팬을 고정하는 볼트류 입니다.
신품 오일팬을 장착 후 모든 볼트는 신품을 사용하여 오일팬이 살짝 움직일 수 있을 정도로만 손으로 가체결합니다.
볼트가 가체결 된 상태에서 가스켓이 씹히거나 이탈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정 중앙에 위치를 정확하게 한번 다시 잡아주고 정비지침서에 명시된 토크로 모든 볼트를 토크렌치로 체결합니다.
해당 차량의 자동변속기 액 규격은 "ATF SP-IV-RR" 입니다. 현대 파워텍 후륜구동형 8단 전용 규격으로, 해당 규격을 정확히 충족하는 캐스트롤 트랜스맥스 DEXRON-6 제품으로 준비합니다. DEXRON-6가 GM이나 쉐보레 차량 전용으로 아시는 분들도 많은데, DEXRON-6 공식인증 제품의 경우 ZF변속기(저점도), CVT(고점도)나 DCT 등의 특수한 자동변속기를 제외하면, 일반적인 토크컨버터 형식의 자동변속기의 모든 규격을 충족한다고 보면 되는 가장 엄격한 최상위 규격으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그만큼 동일 메이커의 DEXRON 인증이 제외된 일반적인 멀티 규격의 변속기 액보다 가격도 원가 기준, 2배 가까이 높습니다.
제품은 참 좋은데 비싼 원가로 인해 판매 단가를 보다 저렴한 미션오일을 사용하는 업체들의 시세보다 살짝 높인다 해도 생각보다 마진이 야박한 지라, 많이들 취급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만, 변속기액 중 가장 높은 수준의 스팩이 요구되는 DEXRON VI 규격의 공식승인을 받은 제품이라 더더욱 믿음이 갑니다. SP4 규격을 충족하는 멀티 규격의 제품은 많습니다만 이 중에서 DEXRON VI 공식승인 까지 받은 제품은 찾기가 힘들거든요.
참고로 과거에는 해당제품이 같은 규격품 중에서도 점도가 높은편이었습니다. 그래서 예전에 해당제품을 사용하신 분들은 부드럽고 조용한 느낌은 들지만 약간 무거운 느낌이 든다는 평이 많았는데요, 케스트롤에서 몇 해전 부터 리뉴얼을 통해 기존의 부드럽고 조용한 운행감과 내구성은 그대로 가져가되, 점도를 확 낮춰서 출시하였기 때문 차가 굼뜨거나 무거운 느낌도 싹 사라졌습니다.
참고로 동점도는 섭시 40도에서 30.2mm2/S 그리고 100도에서 5.9mm2/S에 점도지수는 161 그리고 유동점은 섭시 영하 -54도로 저온유동성이 매우 우수합니다.
캐스트롤 사에서 최근에 공표한 MSDS상 구성요소는 일반적인 고순도 VHVI 3기유 합성유 51.2%, 그리고 저점도 VHVI 3기유 40.5% 그리고 나머지는 DEXRON VI 첨가제 패키지로 구성되어 있는 것으로 나옵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베이스 기유 일부만 표기를 하고 나머지를 비공개로 처리해 놓아 낮은 유동점을 바탕으로 PAO가 첨가되지 않았나 추정했었는데, 최근에 리뉴얼된 MSDS상 원재료 전부가 공개되었는데, PAO는 안보이네요. 아마 초고순도 VHVI기유와 고성능 첨가제의 조합만으로도 PAO뺨치는 저동유동성과 열안정성을 달성한 것으로 보입니다. 불과 십오년전 DEXRON VI 규격이 처음 공표되었을 때만 해도, 소량이라도 PAO를 첨가하지 않고서는 DEXRON VI 규격 달성이 어렵다는 의견이 일반적이 었는데, 최근들어서는 3기유 및 첨가제의 발전도 역시 눈부신것 같습니다.
병행수입이나 출처불명의 제품이 아닌, 믿을 수 있는 정확한 루트로 공급되는 최신 제조품을 제 값주고 구입하여 사용합니다.
신유를 주입합니다. 주입량은 배출양과 동일 모델 차종의 배출양의 평균치 등을 참고하여 계산한 추정 정량에 오버플로우 방식의 레벨링 때 버려질 양을 더해 주입합니다.
주입 후 시동을 걸고 신유를 잘 순환시켜준 다음 규정 레벨링 유온에 들 때 까지 공회전 상태에서 기다립니다.
유온이 규정레벨링 온도 범위에 들면 레벨링볼트를 개방하여 과주입분을 버려 주다, 사진 처럼 미량 혹은 방울단위가 배출될 때 레벨링 볼트를 재 빠르게 잠궈 줍니다.
손으로 가체결 했던 레벨링 볼트는 토크렌치로 다시한번 정확하게 잠가 줍니다.
규정 유온범위의 중간값에서 레벨링이 정확하게 완료된 것을 확인합니다.
배출된 사용유 입니다. 육안으로 보이는 상태는 크게 나빠 보이지 않으며, 양은 살짝 모자릅니다.
좌측이 최초 배출분 우측이 레벨링 때 배출된 오일로, 현재 차량의 미션오일 상태입니다.
폐기되는 오일팬 볼트입니다. 알류미늄 재질도 아니고 각도법으로 체결되는 볼트가 아니라 이론적으로는 재사용해도 큰 문제가 없지만, 부식상태를 보면 신품으로 교환하는 맞을 것 같습니다.
시운전을 통해 부드러운 변속감과 직결감을 두루 확인 후 매장에 복귀하여 하부 작업부위를 꼼꼼하게 확인합니다. 누유나 작업흔적없이 깔끔한 상태인 것을 확인 후 언더커버를 조립합니다.
최종적으로 파워트레인 관련 폴트가 없는 것도 확인합니다. 깨끗하네요.
꼼꼼하고 정확한 작업과 검증된 최상급 재료를 사용하는 올바를 유지보수를 통해 언제나 부드럽고 높은 효율의 변속감만 즐겨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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