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오일은 사실, 오일은 오일이면서 오일인 듯 오일이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오일'이라 칭하는 윤활유(Lubricants)의 역할도 분명 크지만 이에 상반되는 적정 마찰력을 자동변속기 내부 클러치판에 제공해야 하는 상반된 임무 또한 동시에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유압장치처럼 유압유의 역할도 하는데, 토크컨버터에서는 엄청난 압력으로 차를 추진시키는 유압을 생성하고, 밸브 보디 내에서는 정확하고 부드러운 변속을 위해 낮은 압력으로 세밀하게 움직이며각종 밸브를 제어합니다. 그러면서 열과 압력에도 강하고 수명도 깁니다. 진정한 멀티 플레이어이면서 Chemical 기술의 절정 체인 거죠.
이 이상한 오일은 그래서 영어권에서는 사실 '액'이라고 부릅니다. ATF (Automatic Transmission Fluid) 즉, 자동변속기 '액' 인 것이죠.
미션오일 교환 좀 해보셨다 하시는 분들, 이것저것 알아보시면서 레벨링이라는 말 많이 접했을 겁니다. 레벨링에서 제일 중요한 온도! 그렇지만 맞추기 까다로워서 많이 무시되는 요소입니다.
과연 온도가 얼마나 상관있을까요? 자동변속기 오일이 온도에 따라 마구 부풀렀다 줄었다 하기라도 할까요?
네 맞습니다. 진짜입니다.
그래서 저희가 실험을 하나 준비해 보았습니다.
많이들 들어 보셨던 자동변속기 오일 열팽창, 미션오일 체적변화! 눈으로 확인해 보자고요!
신유 주입 후 약 1,000km 운행한 차량에서 변속기 측 리테이너 누유를 수리하며 불가피하게 누출된
변속기 오일의 일부입니다. 상태도 너무 좋고 그냥 버리기 아까워 실험용으로 써 보았습니다.
현재 밤새 냉동실에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오일의 온도는 영하 18도, 대략 2월 중순쯤
외부에 밤샘 주차를 한 경우 이 정도 온도가 될 겁니다.
무게는 500그램, 눈 높이에서 보는 용량은 400ML가 아주 약간 안되고 있습니다.
막 1,000km 밖에 주행하지 않은 만큼 수분 함유도는 0%로 나옵니다.
사실 이 온도에서도 예상과 달리 점성이 상온 상태와 거의 같습니다. 밤새 차가워진
자동변속기 내부를 이리저리 흘러 다니는데 큰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만, 오랜 기간 교환하지 않았던
미션오일이었다면 또 어땠을지 궁금하네요. 그건 다음에 실험해 보겠습니다.
온도계를 꼽았더니 그만큼 부피가 증가해서 400ML를 약간 넘었네요.
이 지점을 시작 점으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쭉쭉 올라가고 있습니다. 신기합니다. 자동변속기 오일이 열팽창하는 현상은
눈으로는 처음 봅니다.
아쉽게도 중탕만으로는 92도가 한계인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80~100도 정도가 운행 중인 차량의 가장 보편적인 변속기 오일이 아닐까 합니다.
중탕 후 용량은 430ML 정도입니다. 시작했을 때 보다 많이 올라왔죠?
아마 100도 정도나 그 이상을 넘기면 더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시 식혀 보겠습니다.
다 식었습니다. 상온일 때 체적은 영하 18도 일 때와 큰 차이가 없어 보이네요.
실제 변화되는 부피를 30ML 정도로 보면, 체적변화는 약 7.5% 정도입니다.
약 8리터의 변속기 오일 용량을 갖은 자동변속기의 경우 무려 600ML, 가 됩니다.
물론 극단적인 실험이기 때문에 영하 18도에서 레벨링을 할 사람은 없겠지만,
분명 온도에 따라 체적변화가 크기 때문에 잘 못된 온도에서의 레벨링으로
수백 ML 정도만 차이가 나도 자동변속기 성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전륜구동형의 자동변속기는 위아래로 긴 항아리 모양이기 때문에 불과
수백 ML 도 각종 유압밸브나 클러치 팩이 잠기는 높이에 꽤 큰 차이를 보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매우 정교한 실험은 아니었습니다만, 자동변속기 오일이 온도에 따라 부피가 크게
변화한다는 걸 알 수 있고 볼 수 있었고 정확한 온도에서 실행하는 미션오일 레벨링이 중요하다는 걸
알 수 있는 실험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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