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깔끔하게 하체 수리를 마친 아우디 A7 차량입니다. 이번에는 잊을만하면 점등되는 엔진 경고등을 수리해 볼 차례인데요, 막상 주행 중 큰 이상이 없더라도 수시로 경고등이 들어온다면 불안하기도 하고 기분이 찝찝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경고등이 들어온 다는 것은 분명 어디엔가 문제가 있다는 뜻이기 때문에 가급적 빠른 시일 안에 수리를 하여야 차후 연계된 부품들을 망가뜨리지 않습니다.
가장 먼저 전용 진단기로 DCT를 돌려보니, 흡기 러너 플랩 문제로 나옵니다. "Stuck Closed" 즉 열려야 할 때 안 열리고 닫힌 상태가 유지되는 것으로 흡기 포트 조립 시 플랩을 개방하지 않은 상태로 조립하지 않는 경우 흔하게 발생되기도 합니다.
흡기 러너 플랩은 ECU에서 맵핑값에 따라 제어되며, 진공 라인을 여닫는 액츄에이터를 통해 진공을 가하여 열고, 진공을 차단하여 닫게 되며, 여닫힘의 개구각도를 각 뱅크에 있는 러너 플랩의 홀센서가 감지하여 ECU로 보고합니다. 만약 명령값과 개구값의 피드백이 일치하면 정상가동으로 여겨 별다른 문제를 일으키지 않지만, 열림 명령에도 불구하고 실제 개구값의 변화가 없는 경우 경고등을 띄어 이를 차주에게 알려줍니다.
보통 1싸이클 (시동 후 시동을 끄기 전 까지) 당 매칭이 되지 않는 상황이 1회 검출되는 경우 일시적인 오류일 가능성을 감안해 경고등은 띄우지 않고 내부 메모리에만 저당하고 있다가 동일한 미스매칭이 한 번 더 검출이 되면 경고등을 띄웁니다.
참고로 해당 부품은 이렇게 생겼으며, 좌뱅크 우뱅크 각각 흡기 포트와 슈퍼차져 사이에 안착이 되며 진공에 의해 RPM이 올라가면 플랩이 서서히 개방되며 약 4,000rpm을 넘어가면서 부터 완전 개방된 상태로 열려 공기의 흐름의 최대로 유지합니다. 즉 과급이 약하거나 자연흡기 상태인 저 RPM에서는 플랩이 닫히면서 흡기저항을 일으켜 흡기의 공명현상을 유도하고 흡기의 밀도를 높여 저속 토크를 향상시켜 주고, 고 RPM의 과급상태에서는 완전개방되어 과급된 고밀도의 공기가 저항없이 공급되도록 합니다.
해당 차량의 경우 양쪽 뱅크 모두 개방이 안되는 상태로, 일상적인 구간에서는 별다른 차이점을 느끼기 힘드나 rpm이 상승하고 고출력이 요구되는 상황에서는 출력이 상당 부분 제한되어 답답한 느낌을 주게 됩니다.
해당 흡기러너플랩의 고장을 점검하기 위해 하기사항을 점검합니다. 나열된 순서는 가장 빈번한 케이스로 대부분의 경우 아래의 5개 중 1가지 원인으로 경고등을 띄우게 되며 가장 흔한 케이스는 1~3번입니다.
1) 이전 작업 중 조립 불량으로 인한 고착 - 진공 펌프를 러너진공 모듈에 직접 연결 후 핸드펌프로 압력을 가하였을 때 개폐 및 유지됨. 정상.
2) 플랩 열림을 인식하는 홀 센서 고장 - 펌프로 강제 개방해 가며 VCDS를 통해 모니터링을 해 보았을 때 개구 각도를 정상적으로 인식. 정상.
3) 진공 모듈 불량 - 진공 펌프를 러너진공 모듈에 직결 후 핸드펌프로 압력을 가하였을 때 개폐 및 유지됨. 정상.
4) 진공 제어 액츄에이터 불량 - VCDS를 통해 강제 구동시 정상 제어(개방/차단)가 확인 됨. 정상
5) 카본누적으로 인한 고착 (흔치 않음) - 진공 펌프를 러너진공 모듈에 직접 연결 후 핸드펌프로 알력을 가하였을 때 개폐 및 유지됨. 정상.
흠... 하지만 용의선상에 있던 유력한 용의 부품들은 모두 정상입니다. 그렇다면 이유는 단 하나, 플랩 구동에 필요한 정상적인 진공이 형성이 되지 않는 경우가 의심이 되는데요, 바로 시동을 걸고 실차 진공 측정을 해 봅니다.
러너플랩의 진공을 제어하는 액츄에이터 부근에서부터 진공을 측정해 봅니다. 100MMhg도 안 나오네요. 실제로 러너플랩을 원활하게 구동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약 300MMhg 가까운 진공압력이 요구됩니다. 그러고 보니 시운전을 하며 연속적인 브레이크 작동 시 패달이 일시적으로 무거워 졌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분명 진공에 문제가 있네요. 그렇다면 진공누설이나 진공펌프의 문제라는건데, 진공펌프쪽에서 바로 진공압력을 측정해 보니 정상적인 진공값이 나오네요. 아... 진공 누설 당첨이네요.
누설의 경우 차주입장에서는 비싼 진공펌프 교체 비용이 지출되지 않겠지만 누설은 찾기가 워낙 까다로운 게 아닙니다. 특히 해당 차량처럼 슈퍼차저 아래로 지나가는 진공 라인이 있거나 엔진 뒤로 숨어 보이는 브레이크 부스터 관련 진공 라인이 있는 경우에는 더 합니다. 해당 차량의 경우 러너플랩 관련 진공라인이 슈퍼차져 하단을 지나가거든요.
육안으로 보이는 피팅부를 하나씩 분리해 가며 누설 범위를 좁혀보려 하는데 어디 한 곳의 문제가 아니라 여기저기 다 세고 있습니다. 압이 전혀 걸리지 않는 부분도 있고요. 어쩔 수 없이 보다 자세히 살펴보기 위해 슈퍼차져를 분리합니다. 각종 피팅과 커넥터들을 조심스럽게 분리 후 2인 1조로 수평을 유지하며 쏙 뽑아냅니다.
슈퍼차져 아래 가려져 있던 진공라인을 모두 거둬 누설 실험을 실시해 봅니다.
가장 큰 문제가 된 부분은 구동 벨트 상단에 위치한 냉각수 차단 밸브 제어를 위해 연결된 진공 라인입니다. 냉각수 차단밸브 진공 액츄에이터의 브라켓이 파손되어 원위치에 고정되어 있지 않고 피팅 하부가 구동벨트와 접촉하며 파손되어 있었네요. 아마 전 작업자가 고정브라켓 파손 후 원위치 하지 않고 대충 케이블 타이로 축 늘어지게 대충 고정을 해 놓았다가 발생한 문제 같습니다. 브라켓은 냉각수 라인에 결착되는 방식으로 따로 수리가 어렵고 위치를 다시 잡아 안전한 곳에 확실하게 고정합니다.
또 하나 큰 누설은 체크밸브 부근입니다. 이미 슈퍼차져 탈거 전부터 육안으로 크랙에서 발생되는 것을 확인하였고, 실리콘 테이프 등으로 수리를 하려 했으나, 전체 진공 라인에 걸쳐 모든 피팅부를 중심으로 미세한 크랙이 진행 중이거나 경화되어 체결 상태가 대체적으로 다 헐렁하며, 진공을 걸었을 때 수초 이상 유지를 못하는 현상이 관찰되어 라인 전체 교체를 진행하기로 하였습니다. 어차피 부품도 체크밸브가 포함되어 통째로만 나오네요.
필요한 부품을 주문 후 픽업해 옵니다. 솔직히 호스와 피팅 몇 개의 세트 치고는 말도 안 되는 가격이긴 합니다만, 믿을만한 대체품을 바로 구하기 힘들어 구매합니다. 만에 하나 검증되지 않은 부품을 사용하였다가 문제가 생기면 또 번거롭게 슈퍼차져를 들어내야 하니까요.
신품 진공 호스 어셈블리를 정확하게 원위치에 장착합니다. 제대로 정확한 원위치에 장착하지 않으면 뜨거운 슈퍼차져에 눌리거나 꺾이게 되어 또다시 고장이 유발됩니다.
슈퍼차져를 내린 김에 오일도 교체, 아니 보충합니다. 드레인플러그 개방 후 수직으로 들어도 한 방울도 안 나오는데, 누적 주행거리를 감안하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벨트가 걸리지 않은 풀리는 손으로 돌리기가 뻑뻑했거든요.
정량의 신유를 조심스럽게 주입합니다. 충진양이 적지가 않은데 다 어디로 가는걸까요? 신유를 충진하니 뻑뻑했던 풀리도 부드럽게 저항 없이 손으로만 돌려도 잘 회전됩니다.
드레인볼트는 재사용하는 경우 문제가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무조건 신품으로 교체합니다.
드레인볼트는 손으로 잠근 후 토크렌치를 사용하여 규정토크로 정확하게 마무리 하고요.
압축공기 전량이 필수적으로 통과하며 냉각되는 수냉식 냉각핀입니다. 과급정도에 따라 수백 도까지 상승하는 뜨거운 압축공기를 100도 내외의 냉각수 온도로 식혀줍니다. 대체 얼마나 뜨겁길래 100도 내외의 냉각수로 식혀야 할까요. 어쨌든 한눈에 보아도 오염이 심해 공기의 흐름도 원활하지 못하고 냉각 효율도 많이 떨어질 것 같습니다.
전용 클리너를 충분히 도포하여 불려줍니다.
깔끔하게 세정이 완료되었습니다. 이제 개별 냉각핀도 육안으로 볼 수 있고 공기의 흐름도 방해없이 원활함은 물론 냉각 효율도 상승돼 중고속의 리스폰스나 출력 그리고 효율 모두 좋아지게 됩니다.
흡기 포트도 간단하게 크리닝 합니다. 잘 불린 후 석션기로 모두 빨아내 줍니다.
슈퍼차져 하단부 흡음재를 원위치 후 오일세퍼레이터로 연결되는 아답터는 신품으로 장착합니다.
탈거의 역순으로 쏙 하고 정확한 위치에 슈퍼차져를 꼽아줍니다. 망설임 없이 천천히 한 번에 장착해야 합니다. 어설프게 위치를 맞춘다고 들었다 놨다 하면 하부 오링들이 슈퍼차져 하부에 접촉되었다 붙어 이탈하는 경우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때 시운전 시 흡기 누설로 인한 경고등을 띄우기도 합니다.
냉각수 보충 후 시동을 걸고 에어 빼기 작업을 진행합니다.
세척된 트로틀밸브는 클리닝으로 인해 변경된 부하값과 유량에 맞춰 재학습시켜 줍니다.
부스트압력을 조정하는 레귤레이션플랩 역시 새롭게 어답테이션을 진행해 줍니다.
마지막으로 시운전을 통해 부드럽고 빠릿한 엔진질감을 확인합니다. 역시 명기가 맞습니다. 플랩이 정상적으로 작동되니 확실히 고 RPM에서 다른 차가 되어 버리네요. 다시 매장으로 입고하여 경고등을 점등시킬만한 코드가 없는 것을 확인합니다.
열간 상태에서 매우 정확한 레벨로 충진이 완료된 냉각수입니다. 운행 전 냉간 상태에서 MAX 부근, 운행 후 MAX를 살짝 넘어가는 것이 지침서 상의 만충 상태입니다.
작업 전 100MMhg도 안 나오던 진공압력이 수리 후 700MMhg(약 1BAR)를 시원하게 넘어갑니다. 시동을 끄고 압력이 일정 시간 이상 정상적으로 유지가 되는지 확인하여 누설이 모두 잡힌 것을 확인합니다. 이 정도 진공 압력 플랩 제어도 원활하고 시운전 결과 브레이크를 연속으로 밝아도 답력이 강해지는 문제도 더 이상 관찰되지 않습니다.
감사합니다. 정확한 진단과 수리로 새롭게 태어난 애마, 더 이상 경고등 걱정 없이 시원한 고 RPM도 즐기시고 즐겁게 운행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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