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은 실내공간, 부드러운 승차감, 조용한 엔진 그리고 풍부한 편의사양으로 여전히 사랑받고 있는 SM3 차량이 미션오일 및 미션오일 필터를 교체하기 위해 입고되었습니다. 해당차량의 경우 르노삼성에서 현재까지도 애용하고 있는 CVT 자동변속기를 장착하고 있는데요, 초기에 잡음이 많았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애용하고 있는 것을 보면 주어진 예산범위 안에서 효율성과 성능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변속기로는 CVT만한게 없는가 봅니다. 현대 기아차도 최근 소형차 라인을 중심으로 CVT를 다시 채택하기 시작했으니까요. 물론 CVT도 여러 세대를 보내며 많은 개선과 전자제어 기술의 발전으로 보다 세밀하고 이질감 없는 변속기로 거듭난 점도 있지만요.
하지만, 태생이 열이많고 마찰부가 많은 변속기이다 보니, CVT의 장점을 고장이나 소음없이 오롯히 누리기 위해서는, 일반적인 토크컨버터 형식의 자동변속기 보다는 약간 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필터 교환이 경정비 수준에서 불가능한(미션을 내려야 하거나, 오버홀 수준의 분해가 요구되기 까지 하는) 대부분의 전륜구동에 장착되는 토크컨버터 형식의 자동변속기와 달리 해당 차량은 오일팬을 탈거하면 필터를 비교적 쉽게 교체가 가능합니다. 다른 말로는 폐차 할 때 까지 미션오일 필터 걱정은 안해도 되는 대부분의 토크컨버터형 자동변속기와는 달리, CVT 변속기의 경우 미션오일필터 교체가 어느정도 요구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발열이나 이물질 생성이 많은 구조인데도 불구하고 필터의 여과면적은 일반적인 엔진오일 필터의 반에 반도 안되는 매우 귀여운 크기입니다. 그리고 해당차량의 경우 메탈 하우징 까지 일체형이기 때문에 필터치고는 꾀 비쌉니다.
일단 유온이 배출에 적당한 범위에 있는지 확인 후 작업을 시작합니다. 동일한 변속기를 사용하는 닛산의 정비지침서를 참고하면, 배출을 위한 특정 유온 범위를 꾀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는데요, 너무 유온이 낮으면 점도가 높아 배출양이 감소하고 내부에 생성된 슬러지나 오염물을 녹여 배출하지 못한다고 하며, 유온이 너무 높으면 작업 중 화상의 위험, 그리고 발열이 매우 심한 상태에서 바로 배출을 하게 되면 달궈진 엔진등에서 전달되는 열을 냉각 및 완충시켜 줄 오일이 없기 때문에 내부 부품의 열화로 인한 파손등을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일부차량의 변속기와 같이 레벨링 온도가 낮은 차량의 경우 높은 유온에서 배출을 하는 경우 히트익스체인져 써모스탯이 개방된 상태로 배출이 되었다가, 상온의 신유 주입 후 히트익스체인져 써모스탯이 닫혀있는 상태로 레벨링이 진행되기 때문에 과부족을 초래하기도 합니다만, 역시 그렇게 흔한 경우는 아닙니다.
오일을 배출하는데 빨갛게 보이기도 하네요. 잘 못된 규격인가 싶어 자세히 확인해 보니 그렇지는 않고 변색이 진행되어 그렇습니다.
배출이 충분히 이루어지면 변속기 오일팬을 조심스럽게 탈거합니다.
오일팬 탈거 후 내부에 자리잡은 필터를 제거합니다.
신품 필터 삽입 후 토크렌치를 사용하여 정확한 토크로 체결해 줍니다. 스트레이너는 깨끗하게 세척만 합니다. 실질적인 여과 목적보다는 있어서는 안되는 큰 이물질 등이 유입되었을 때 최정방에서 이들이 유로에 유입되어 필터의 성능을 저해하거나 하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로, 메탈재질이기 때문에 변형이나 육안상 파손이 없으면 반 영구적으로 사용이 가능하며 성능 저하가 일어나지 않습니다. 엔진오일을 교체 할 때 오일필터는 항상 갈아도 굳이 엔진오일 스트레이너 까지 교체하는 사례가 없는 것과 같은 이치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오일팬 하단 마그넷에 포집된 메탈성 슬러지 입니다. 양이 약간 많아 보이기는 하지만 육안으로 점검한 결과 큰 특이사항은 없습니다. 해당 마그넷의 목적은 메탈성 슬러지 포집이 아니라 실제 변속기 고장으로 내부에 부품의 파손이 발생하였을 때 이들 조각을 포집하였다가 이상여부를 알려주기 위한 점검창으로 보는게 맞을 것 같습니다. 실질적인 부유물의 포집은 필터가 하는 역할이며, 그래도 없는 것 보다는 낫겠지만 자석 두개로는 터무니 없이 부족합니다.
깨끗히 세척 후 신품 마그넷으로 교체합니다. 원래는 마그넷 역시 성능저하가 발생하는 부품이 아니기 때문에 세척하여 사용하였으나, 저렴한 부품을 굳이 세척하는데 사용하는 세척액 비용이 더 많이 나온다고 판단되어 그냥 신품으로 바꿔버리고 있습니다.
신품 가스켓을 올려 장착준비를 마친 오일팬 입니다.
가스켓 접촉면을 깨끗하게 세정 및 플라스틱 스크레이퍼로 면을 정리해 준 후 정확한 시퀀스대로 팬볼트를 손으로만 가체결합니다.
손으로만 모든 볼트를 헐렁하게 체결 후 다시한번 가스켓이 정확한 위치에 안착하는지 확인 후 토크렌치를 사용하여 정확한 시퀀스대로 볼트를 하나씩 조여 나갑니다.
미션오일 드레인볼트 가스켓입니다. 같은 변속기라도 연식이나 모델별로 다르기도 한데요, SM3 모델의 경우 대부분 메탈 와셔 접촉면에 종이가 발라져 있는 희안한 와셔를 사용합니다.
드레인볼트에 신품 와셔를 걸어 손으로 살살돌려 끝까지 잠근 후 토크렌치를 사용하여 정확한 규정토크로 체결합니다.
주입할 신유 입니다. CVT변속기는 일반적인 자동변속기와 원리나 요구되는 마찰 지수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반드시 규격에 맞는 전용 오일을 사용해야 합니다. 해당차량은 출시당시 맞는 규격은 NS-2오일이었으나, 최근들어 NS-3등급을 내 놓으면서 NS-2를 NS-3로 커버한다고 하여 CVT오일 라인을 단일상품으로 운용 하며 NS-2 전용 오일은 단종시켜버렸습니다.
그래서 현재의 순정오일은 NS-2 규격을 커버한다고 하는, NS-3 규격이 맞긴한데 (르노삼성에게 NS-2는 더이상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사실 NS-3 등급을 엄연히 따지고 보면 기존의 성능이 업그레이드 되었다기 보다는 최근 변속기 풀리벨트를 기존 스틸벨트에서 체인형으로 변경한 신형 CVT미션의 특성에 적합하게 설계한 오일이 아닐까 해서 NS규격을 만든 OEM 제조사 NISSAN 홈페이지에서 기본적인 물성을 살펴본니다.
일단 섭시15도 상의 밀도는 NS-3가 더 높습니다. 하지만 섭시 40도 동점도는 NS-2에서 NS-3으로 넘어가면서 32.6mm2/s에서 25.8mm2/s로 감소되었고, 실제 CTV변속 오일의 정상운전 유온에 속하는 섭시 100도 동점도는 7.11mm2/s에서 6.23mm2/s으로 역시 감소하였습니다. 또 하나의 변화는 인화점이 기존 NS-2의 섭시 212도 에서 170도로 감소하였는데, 절대적이지는 않지만 보편적으로 인화점을 오일을 열안전성을 판단 하는 지표로 보는 점을 감안했을 때, 분명 열화가 덜 발생하는 최신 CVT 미션에 적합하게 설계된 규격으로 보입니다. 물론 닛산의 순정유 규격이긴 하지만, 같은 규격을 적용받는 르노삼성의 순정유도 동일하거나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다를 이유가 없기 때문이죠.
단순히 체인형 벨트라는 변화를 반영한 설계라면, 변속기 내구성과 벨트와 풀리간의 요구마찰지수 하락에 따른 시스템 유압의 완화 그리고 변경된 재질의 내구특성이나 낮아진 열화성을 오일설계에 반영하여 연비에 유리하도록 점도를 내린 것이 분명하고, 이를 기존 스틸벨트형 미션에 적용 하는경우 오일 내열성 저하로 인한 내구성 또한 우려가 되긴 합니다. 다만 르노삼성의 케미컬 과련 정책이 워낙 비밀스러워서 이는 추측일 뿐입니다만, 맞을겁니다. 요즘은 무조건 연비죠.
그래서 NS-3대비 점도가 출시 장시 순정 오일이었던 NS-2 규격에 좀 더 가깝도록 약간 높으며, 우수한 물성치로 내열화 지수나 윤활성이 높은 사제품 '노스씨 CVT' 제품을 권하기도 하는데, 아무래도 '순정' 이라는 믿음이나 약간의 추가금 발생 때문에, '영업'에 대한 오해의 소지가 있어 적극적으로 권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단, 단거리 운행빈도가 높고, 냉간상태의 운행이 많은 경우 점도가 낮은 순정 NS-3가 연비면에서 더 적합할 수도 있으니, 운행패턴이나 예산등 복합적인 요소를 고려하여 상담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주입구를 통해 신유를 천천히 주입합니다.
레벨링 확인을 위한 HOT 구간은 레벨게이지에 친절하게도 적혀 있듯이 70~80도 입니다. 유온이 대략 범위의 중간정도에 도달할 때 까지 기다립니다. 워낙 열이 많은 변속기라 공회전만으로도 충분히 도달하게 되는 유온입니다.
스캐너에 표출되는 유온이 75도~76도를 왔다 갔다 할 때 레벨게이지 HOT구간 눈끔 약 85% 선에 잘 충진된 것을 확인합니다. 실제 계량했던 배출양 보다는 살짝 더 들어 갔네요. 아마 자연적으로 소모되었거나, 전 작업시 약간 모자르게 주입했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래도 정상 범위를 벗어나는 정도는 아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시운전을 통해 직결력과 부드러운 변속감을 확인 후 매장에 복귀하여 차를 다시 띄우고 하부를 꼼꼼하게 살펴 봅니다. 누유나 작업흔적 없이 깔끔하게 작업이 잘 완료 되었습니다.
배출된 미션오일 입니다. 신유 특유의 투명한 녹색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좌측이 기존 사용유, 우측이 신유의 색입니다.
교체 후 폐기되는 가스켓 입니다.
마지막으로 변속기 관련 오류는 없는지 확인 후 출고합니다.
정확하고 꼼꼼한 시공으로 관리가 까다로운 CVT, 높은 효율과 부드러움만 누려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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