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보레 크루즈 차량입니다. 1.8 가솔린 엔진과 하이드라 메틱을 장착한 차량인데요, 변속기 오일 관련 작업을 매 4만~6만 키로 마다 정확하게 작업하면 큰 문제 없이 부드러운 변속감을 즐기며 탈 수 있지만, 규격이나 레벨에 민감하여 올바르게 작업하지 않으면 유독 많은 문제를 일으키는 모델입니다.
해당 차량 역시 만키로 전 쯤 타업체에서 미션오일 작업 이후 변속감이 점점 이상해지고 변속충격이 심해 입고 되었는데요, 다른 고장이 진단기 상 검출되지 않는이상, 올바른 미션오일 교환 및 레벨링 작업으로 원래되로 회복되는 경우도 있고 잘못된 작업으로 영구적인 데미지가 발생되어 되돌아 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도 변속기 관련 폴트가 검출되지 않는경우 일단 제대로 미션오일을 교환한 후 일정기간 학습기간을 갖게하며 개선 여부를 지켜 보아, 큰 차도가 없는 경우 적어도 현존하는 불편한 증상들이 변속기액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고, 변속기 관련 수리를 알아볼 수 있습니다.
간만에 날씨가 흐려 기온이 그렇게 많이 높지 않았고, 입고 후 유온을 보기 전 까지 잠시 시동을 끄고 대기하는 시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진단기를 통해 확인한 변속기 유온이 100도에 육박합니다. 유온을 보니 과주입이 의심됩니다. 어찌되었건 배출하기에는 유온이 너무 높기 때문에 식혀주는 시간을 갖습니다.
유온이 적당해지면 차를 올리고 배출작업에 들어갑니다.
역대급으로 꽉 잠겨있는 드레인볼트와 레벨링볼트를 간신히 풀고 난 후 관찰되는 배출유는 진한 갈색에 가까우며, 직전 교체이 후 누적주행거리를 감안하면 불량합니다.
한차례 드레인 후 드레인볼트를 임시로 잘 잠궈 둡니다.
준비한 신유는 매우 믿고 쓰는 CASTROL 사에서 생산된 TRANSMAX 제품입니다. DEXRON 6 첨가제 패키지가 첨가된 100% 합성유 입니다. 순정규격 만족이 아니라 무려 공식 승인유 입니다. VHVI와 고성능 첨가제가 베이스가 되는 변속기액으로 변속기 보호와 부드러움이 두들어지면서도, 뛰어난 윤활성능으로 무겁기는 커녕 오히려 가벼운 느낌까지 함께 느낄 수 있는 매우 우수한 100% 합성유 제품입니다.
제품은 참 좋은데 비싼 원가로 인해 판매단가를 보다 저렴한 미션오일을 사용하는 업체들의 시세보다 살짝 높인다 해도 생각보다 마진이 야박한지라, 많이들 취급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만, 개인적으로 이 제품이 쉐보레 차량에 궁합이 가장 괜찮다고 생각하여 굳이 이 제품을 고집합니다. (해외 포럼에서도 가장 반응이 좋은 미션오일 중 하나입니다 - 물론 다른 규격품도 있습니다).
참고로 과거에는 해당제품이 같은 규격품 중에서도 점도가 높은편이었습니다. 그래서 예전에 해당제품을 사용하신 분들은 부드럽고 조용한 느낌은 들지만 약간 무거운 느낌이 든다는 평이 많았는데요, 케스트롤에서 몇 해전 부터 리뉴얼을 통해 기존의 부드럽고 조용한 운행감과 내구성은 그대로 가져가되, 점도를 확 낮춰서 출시하였기 때문 차가 굼뜨거나 무거운 느낌도 싹 사라졌습니다.
참고로 동점도는 섭시 40도에서 30.2mm2/S 그리고 100도에서 5.9mm2/S에 점도지수는 161 그리고 유동점은 섭시 영하 -54도로 저온유동성이 매우 우수합니다.
캐스트롤 사에서 최근에 공표한 MSDS상 구성요소는 일반적인 고순도 VHVI 3기유 합성유 51.2%, 그리고 저점도 VHVI 3기유 40.5% 그리고 나머지는 DEXRON VI 첨가제 패키지로 구성되어 있는 것으로 나옵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베이스 기유 일부만 표기를 하고 나머지를 비공개로 처리해 놓아 낮은 유동점을 바탕으로 PAO가 첨가되지 않았나 추정했었는데, 최근에 리뉴얼된 MSDS상 원재료 전부가 공개되었는데, PAO는 안보이네요. 아마 초고순도 VHVI기유와 고성능 첨가제의 조합만으로도 PAO뺨치는 저동유동성과 열안정성을 달성한 것으로 보입니다. 불과 십오년전 DEXRON VI 규격이 처음 공표되었을 때만 해도, 소량이라도 PAO를 첨가하지 않고서는 DEXRON VI 규격 달성이 어렵다는 의견이 일반적이 었는데, 최근들어서는 3기유 및 첨가제의 발전도 역시 눈부신것 같습니다.
주입구를 통해 신유를 주입합니다. 주입구 보다 작은 크기의 호스를 헐렁하게 걸치고 주입하기 때문에, 크랭크케이스 내부가 가압되지 않습니다.
시동을 걸고 PRND 변속을 진행하며 배출에 적합한 유온에 도달할 때 까지 기다려 줍니다.
유온이 적당하게 오르면 2회차 배출을 위해 시동을 끄고 차량을 올려 줍니다.
2회차 배출때가 되니 붉은색이 돌기 시작합니다. 악취도 거의 사라졌고요.
배출이 가능한 양이 모두 배출되어 한방울도 나오지 않을 때 까지 충분히 방치합니다.
드레인볼트를 신품으로 준비합니다.
신품 드레인볼트를 토크렌치를 사용하여 규정토크로 정확하게 잠궈 줍니다. 이렇게 하면 누유 걱정도 없고, 다음번 교체 때 드레인볼트를 여는데 애를 먹지 않을것입니다.
최종 주입은 추정되는 정량에서 오버플로우 방식의 레벨링 때 버려질 양을 감안하여 주입량을 계산합니다.
시동을 걸고 신유가 잘 돌 수 있도록 변속을 수차례 진행합니다.
하이드라 메틱 자동변속기들은 레벨링 유온이 매우 높기 때문에 차량을 들어 바퀴를 인위적으로 굴려주며 유온을 올려 줍니다.
레벨링 규정 유온범위에 도달하면 공회전을 위해 들어올려 놓았던 차량 바퀴를 다시 리프트 지면에 접지시키고 레벨링볼트를 열어 과주입분을 배출시켜 줍니다.
쪼르륵 나오던 과주입분이 똑똑 방울 단위로 떨어지기 시작하면 한손에 들고 대기하고 있던 신품레벨링 볼트로 레벨링홀을 꽉 잠궈 줍니다.
적당한 유온에서 레벨링이 종료된 것을 확인합니다. 딱 좋습니다.
유온확인 후 손으로 꽉 잠궜던 레벨링 볼트는 토크렌치를 사용하여 규정토크로 잘 체결해 줍니다.
좌측이 1차, 중간이 2차, 맨 우측이 레벨링 때 배출된 오일입니다. 주입량과 배출량을 토대로 계산해 보니 기존에 500ml 이상 과주입된 상태였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역시 입고 때 부터 범상치 않게 높았던 유온에 이유가 있었네요.
각 단계 별 배출유를 소량 샘플링 한 모습인데요, 가장 우측이 레벨링시 배출분, 즉 교환작업 완료 후 차량 변속기에 충진된 오일의 상태로, 신유와 크게 다를바 없는 색과 향을 자랑합니다.
너무 꽉 잠궈서 푸는데 애를 먹었던 드레인볼트와 레벨링 볼트 입니다.
시운전 후 변속충격이 여전한 것을 확인합니다. 일단 시운전을 다녀 왔으니 작업부위에 누유가 없는 것 부터 확인 합니다. 깨끗하네요. 보통 변속기액 교환 작업은 여기서 끝나게 되지만, 해당 차량의 경우 잘못된 레벨(과다충진)로 인해 변속기 보상값이 많이 틀어진 것이라 판단되어 초기화 후 기본 변속기 보상 값 학습을 진행합니다. 기존 보상값을 완전히 제거 후 공장 초기화 값에서 새롭게 합습을 시작하기 때문에 10만 키로가 넘은 차량들에 시행하면 초반에는 오히려 어마무시한 충격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아(3일 정도 후에는 다시 좋아짐) 특이사항이 있는 경우에만 실시하게 됩니다.
유온도 맞춰 줘야하고 차에 6분 이상 브레이크를 꽉 밟고 가만히 앉아 있어야 하기 때문에 꾀 지겹고 다리가 아픈 작업이 되겠습니다. 기본 유압 세팅이 이루어 지는 동안 차가 텅텅거리는 소리도 막 나고, RPM도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차가 튀어나갈 듯 막 움찔거리거든요. 기존 값을 싹 지우고, 세부적인 변속값을 보다 빠르게 학습하기 위한 일종의 시작점을 세팅해 주는 과정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쉐보레 하이드라메틱의 경우 FAST LEARN APAPTATION이라고 명하고 있으며, 변속기 관련 부품이나 TCU에 변동사항이 생기거나, 변속품질관련 이상이 있는 경우에만 실행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ZF변속기에서는 변속기 학습관련 내용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는데요, 변속은 총 3단계, A,B,C로 이루어 지며, 각 단계별 변속이 올바른 시간에 적절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당 단계를 제어하는 솔레노이드에 가압되는 시간을 기준 값에서 최소 -400ms 혹은 최대 +200ms 까지 조절하며, 압력 역시 -400mbar 에서 최대 +400mbar 까지 조절하도록 되어있다고 합니다.
ZF역시 학습값 소거 후 정지상태에서 기본 어답테이션을 실행 후 주행하는 동안 나머지 학습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게 되며, 최대 한달가량 변속감이 약간 불편하거나 이상할 수 도 있습니다. 그리고 주행 중 어답테이션은 각 기어에서 경부하 상태가 일정시간 이상 지속되는 경우 시행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운전습관이 거칠거나 스포티한 주행을 하는 경우, 그리고 주행패턴 자체가 단조로운 경우(예. 시내주행이나 고속도로 주행만 하는 경우)등 에서는 학습이 가능한 조건이 맞지 않아 어답테이션이 완료되기 까지 매우 오래 걸릴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다양한 환경의 도로를 부드럽게 낮은 RPM으로 주행하는 것이 어답테이션 환경을 만드는데에 유리하겠습니다. 센터에서 변속기 관련 A/S를 받을 때, TCU 리셋이 되는 경우 신차 길들이기 때 처럼 한동안 살살 달리라고 하는데, 바로 이 점 때문에 그랬겠네요.
차량은 주로 RPM의 변동, 그리고 변속기의 입출력 센서의 차이 등을 토대로 변속감의 이상여부를 판단하는데요, 예를 들어 기어가 변속되는 순간 RPM이 자연스럽게 떨어지지 않고 뚝뚝 떨어지거나, 입 출력 속도차의 변동이 심하면 변속충격이 있다고 판단한다고 합니다. 변속이 이루어 지는 동안 여러 값을 토대로 RPM의 변동이 가장 자연스럽고 입출력 속도차의 변동이 부드러운 유압제어값을 찾아간다고 합니다.
또한, 해당 어답테이션은 별다른 이슈가 없어도 프로그래밍 된 기간 마다 조건이 맞으면 운전자가 눈치채지 못하게 주행 중 주기적으로 시행하여 값을 업데이트 하며, 그 빈도가 점점 줄어들어, 누적주행거리가 약 10만키로가 넘어 가게 되면 학습을 거의 하지 않기 때문에, 누적주행거리가 긴 차량들에게서 변속감에 이상이 발생하면 새롭게 학습값을 소거해 주어야 새롭게 학습을 시작한다고 합니다.
해당 내용은 ZF변속기 관련 학습내용이지만, 하이드라메틱도 기본적인 원리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초기화 및 기본 유압세팅 후 시운전을 다시 나가봅니다. 예상대로 변속충격이 더 심해 졌습니다. 물론 애초에도 심한 편이기 때문에 크게 와 닿지는 않습니다. 물론 초기화와 학습의 시작점이 될 기본 유압세팅만 적용된 상태이기 때문에 충격이 더 심해졌지만, 다른점이라면, 이제는 정확하게 레벨링 된 오일의 성상 및 유압제어 특성을 바탕으로 앞으로 약 1,000km 정도를 변속기가 정확하게 학습을 하게 됩니다.
경험상 3일 정도면 크게 불편한 증상이 사라지고, 기존 상태보다 개선이 되기 시작하여 길어도 1주일 정도면 완벽한 변속감으로 돌아가게 되며, 그 이 후에도 세부적인 조율이 이루어 집니다. 하지만 주행 패턴이 단조롭거나 특정 클러치 어답테이션 조건 (예. 특정 속도에서 특정 부하로 특정 시간 이상 정속주행)이 잘 맞지 않는 경우 최대 한달 까지도 약간의 불편한 증상이 나올 수 있으나, 이런 경우라도 통상 7주일 내외 정도면 기본적인 합습은 완료되어 예전보다는 좋은 변속감을 느낄 수 있으며 길어도 한달안에는 완벽한 결과를 누리게 됩니다.
물론 한달 후 에도 조금이라도 개선되었다고 할 수 없는 경우 이 때는 변속기관련 부품들의 영구적인 손상을 의심하여 수리를 알아봐야 할 것입니다만, 대체로 오일관련 문제인 경우 늦어도 수천키로 이내에 방문하셔서 다시 정확하게 교체를 받으시는 경우에는 예전처럼 완벽하게 돌아가지 못하는 부분은 있을지언정 대부분 불편한 증상이 없어지는 정도로 개선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해당차량은 어떨까요? 이미 만키로 이상을 500ml리터 이상 과주입된 상태로 주행을 하였고, 이에 따라 상당히 높은 유온하에 운행되었기 때문에 클러치팩이나 여러 파츠에 열화나 윤활부족 등으로 인한 영구적인 파손도 우려되었기에 작업전 개선여부에 대해서는 반반의 확율을 말씀드렸는데요, 사실 반반 이라고 했지만 막상 작업을 하며 과주입된 상태를 확인하고 오일상태를 보고 나니 오일관련 트러블이 맞다는 확신이 들어 조금 더 희망적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번 사례 역시 다른 작업들과 마찬가지로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여 차후 비슷한 사유와 문제로 입고되는 차량의 진단 및 기대할 수 있는 예후가 보다 정확해지는데에 도움이 되도록 참고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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