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후반 첫 출시 된 푸조 3008 1.6디젤 모델입니다. 당시 푸조는 수동기반의 MCP를 효율과 성능을 잡는 주력 변속기로 선보였는데요, 유독 한국 및 아시아 시장에서는 수동기반의 이질감과 충격으로 많은 질타를 받았지만, 막상 유럽에서는 큰 불만 없이 높은 효율을 필두로 잘 팔리는 모델이었거든요(물론 수동변속기가 더 많이 팔렸겠지만). 변속기에 대한 이질감을 그러려니 한다면 참 장점이 많은 차량입니다. 차급을 넘어서는 부드럽고 안정적인 주행감과 승차감, 그리고 역시 수동변속기 기반 자동변속기인 만큼 가속을 요구할 때 손실 없는 힘찬 발진감도 제법 재미있습니다. 특히 수동차를 동승할 때 느껴지는 힘이 쏙 빠졌다가 클러치가 붙으며 쭉 빨려들어가는 느낌이 디젤엔진의 두툼한 토크감과 만나 더 극대화 되며, 엔진의 동력을 조금의 낭비도 없이 모두 알뜰하게 사용합니다.
이 후 부드러움을 중시하는 중국 및 아시아 시장에 판매비중이 높아지고 토크컨버터 기반의 자동변속기의 효율도 수동변속기 못지 않게 높아지면서 이제 모든 라인업에서 MCP 자동변속기는 일반적인 자동변속기로 모두 대체되었습니다.
자동변속기이지만 수동변속기와 같은 구조, 클러치를 밝고 변속하는 과정을 기계가 대신 해주는 신기한 구조로 인해 변속기 기어 오일은 일반 수동오일과 동일한 규격이 충진됩니다. 유압제어나 기타 기능을 수행하지 않는 오로지 윤활과 냉각 등의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에 수동변속기 용 기어오일인 GL4 규격, 75W80점도의 오일이 사용됩니다.
드레인볼트 마그넷에 포집된 미세한 쇳가루는 정상적인 마모과정에 따른 발생분으로 별다른 특이사항은 관찰되지 않습니다.
마그넷을 깨끗하게 클리닝 후 드레인볼트 와셔를 신품으로 교체합니다.
드레인볼트는 토크렌치를 사용하여 규정토크로 잘 체결해 줍니다.
배출된 사용유 입니다. 단순 윤할역할이 주 목적이기 때문에 충진양이 많지 않습니다.
준비한 신유는 해당 차량의 규격에 맞는 75W-80 점도의 API등급 기준 GL4+5규격의 모터렉스 프리즈마 ZX 제품입니다. 보통 수동 기어유는 황동재질의 싱크로나이져 매쉬를 부식시킬 수 있는 같은 황동성분의 극압대응 첨가제가 포함되는 GL5규격을 사용하지 않는데요, GL-4+5의 경우 수동변속기 싱크로나이져 메쉬를 부식시킬 우려가 있는 황동성분이 없으면서도, GL5급의 극압대응 성능을 발휘하는 제품으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같은 점도에 규격까지 충족되며 보다 높은 내마모 성능까지 누릴 수 있습니다.
주입구를 통해 신유를 정량 주입합니다.
주입 후 간단하게 시운전을 통해 유온을 정상 작동온도 까지 올려준 다음 매장에 복귀하여 하부 작업부위에 누유나 특이사항은 없는지 살펴 봅니다. 깔끔하네요.
MPC는 꼭 누군가가 조수석에 몰래 탑승하여 운전자 대신 열심히 클러치를 밟고 변속을 해주는 느낌입니다(그렇지만 손이 아주 빠른 사람은 아닌 듯 - 노련하지만 느긋한 느낌). 변속 타이밍 마다 동력이 차단되어 힘이 쏙 빠졌다가 다시 클러치가 붙으며 강력한 직결감과 함께 앞으로 쭉 빨려들어가는 바로 그 느낌, 예전 수동 차량에서 흔히 느끼던 그리운 감성입니다. 아쉽게도 토크컨버터 방식의 부드러운 변속감에 밀려 시장에서 사라졌지만 언젠가는 다시 만나보고 싶은 변속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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