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저 IG 3.0LPI 차량이 엔진오일 교환을 위해 입고되었습니다. 전 모델에 비해 많이 둥글고 부드러운 모습이지만, 이렇게 사진으로 보니, 눈매는 날카롭게 살아있네요. 마치 순한 양의 탈을 쓴 늑대가 생각이 납니다.
기존 사용유의 상태는 크게 불량하지는 않으나, LPG를 연료로 사용하는 엔진에서 관찰되는 특성 중 하나인 적화현상이 많이 진행된 상황입니다. 미션오일처럼 보이기 까지 하는데요. 사실 이런현상은 무색무취인 LPG연료가 누출되었을 때 악취를 풍겨 식별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첨가하는 부취재 성분인 Ethyl Mercaptan이 고온 고압의 환경에 노출되면, 엔진오일을 적색으로 착색시키기 때문에 나타나는데요, 엔진오일의 성상이나 성능에 큰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크게 우려할 일은 아닙니다. 물론 적화현상이 교환주기를 알려주는 척도도 아니고요. 단지 시간이 지나면 심해지기 때문에 교환 후 누적주행거리를 어느정도 가늠해 볼 수는 있습니다.
레벨 확인 후 에어크리너를 교화해 줍니다. 현대 기아차의 유지보수 편의성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발전해 나가는 것 같습니다.
입으로 부는 정도의 마일드한 에어로 잔유를 불어내 줄 에어어답터를 삽입합니다.
친절한 서비스커버를 제거하고 시원하게 사용유를 배출합니다. 색이 그냥 미션오일처럼 붉습니다.
자연배출이 멈추고 난 후, 마일드한 에어로 크랭크케이스 내부를 살살불어주면,
사용유 배출이 한차례 더 재개됩니다. 시간을 충분히 두고 안전하고 무리없이 잔유를 제거해 줍니다.
일단 드레인플러그는 기존 사용품으로 가체결만 해 줍니다. 한차례 더 드레인을 해 줄 예정이거든요.
준비한 엔진정용 행굼유 입니다. 용도와 목적이 정확한 제품으로 단시간 공회전 동안 청정분산 능력이 극대화 되는 설계의 저점도 오일이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양의 엔진내부 때와 오염물을 머금고 모두 끌고 나올 것 입니다.
행굼유의 색은 투명합니다. 엔진오일을 행굼유로 사용할 수도 있으나, 엔진오일의 경우 수천키로 이상을 주행하며 서서히 청정분산능력을 실행하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에 단기간 공회전 후 배출은 말 그대로 행굼수준 이상의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우며 잔유량도 적지 않게 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수천키로 이상의 내구성을 보장하기 위해 여러 첨가제가 첨가되어 제조된 엔진오일이 몇십분 후 버려진다면, 낭비가 심하다고 생각합니다.
정확히 10분간 공회전으로 모든 세정 행굼작용이 끝납니다. 단, 잔유량을 최소화 시키기 위한 저점도 오일이기 때문에 주행 금지됩니다.
시동을 끈 후, 상단에 위치한 오일필터 하우징 캡을 조심스럽게 제거 후, 기존에 사용하던 필터카트리지를 쏙 뽑아 줍니다.
하우징 캡은 깨끗히 세척 후 작업대로 위치하여 신품카트리지와 오링으로 교체 후, 조립 시 마찰이 예상되는 부위에 신유로 잘 윤활합니다.
재결합 준비가 완료된 오일필터 캡은 손으로 살살돌려 나사산에 잘 체결되는지 확인 후 규정토크로 잘 마무리합니다.
다시 차를 띄어 2차 배출에 들어갑니다. 첫 배출 대비 검은색이 많이 사라지면서 더 붉게 보입니다. 진짜 미션오일이랑 구분이 어려워 보입니다.
첫번째 배출과 같은 방법으로 자연배출이 멈춘 후 에어를 입으로 부는 세기로 개방하여 잔유를 좀 더 끌어냅니다. 전용 행굼유인 킥스클린의 점도가 낮다보니, 첫 배출때와는 비교가 안될정도로 빠르게 배출됩니다.
드레인볼트의 와셔는 신차 출고 후 단 한차례도 교체한 이력이 없어 보이며(생산공정에서 오일팬 도색 때 측면이 함께 도색된 흔적이 보임) 재사용으로 인한 누유를 막고자 과다한 토크로 체결을 해 버려, 탈거하기가 매우 어려웠음은 물론, 볼트의 나사산이 다 누워있어 손으로는 돌아가지도 않을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신품으로 볼트째 교환이 필요합니다.
신품볼트와 와셔 삽입 후 손으로 살살 끝까지 잘 돌아가는 것을 확인 후 토크랜치로 정확하게 마무리 합니다.
최종배출된 오일입니다. 상태는 적화현상에 따라 붉은 빛을 띄는 것 외에는 크게 불량하지 않아 보입니다. 왼쪽이 첫 배출분이며, 우측이 킥스클린 행굼유를 10분간 공회전 후 배출한 것입니다. 투명한 행굼유로 10분간 공회전 후 배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검정색이 많이 돌고 있습니다.
LPI엔진은 같은 조건의 디젤, 가솔린을 통틀어 가장 열이 많이 나는 엔진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열효율이 가장 낮은 엔진인거죠. 그래서 준비한 열에강한 엔진오일 쉘 힐릭스 울트라 5W-30(SHELL HELIX ULTRA 5W-30)입니다. 내열 척도 중 하나로 참고하는 지표인 인화점이 무려 섭씨 238도 입니다. 열에강할 뿐만 아니라 순도가 매우 높아 오염물이나 부산물 생성억제도 우수합니다.
해당 오일은 베이스유의 전부가 천연가스에서 추출한 성분을 합성하여 생상하는 GTL유로 되어 있습니다. (MSDS상 CAS NO. 848301-69-9) 하지만 GTL기유의 추출기반이 되는 천연가스도 결국 광유를 정재하여 생산되기 때문에 '고순도 광유'라는 명칭이 붙기도 하지만 100% 합성유 맞습니다. 오히려 VHVI보다 순도가 높고 저온유동성이 개선된 보다 고가의 양질유임에도 불구하고 별도의 분류법이 없어 일반적인 VHVI와 같이 3기유로 분리 됩니다. 하지만 사실 VHVI와 PAO사이, 어쩌면 PAO 쪽에 더 가깝다 할 수 있는 매우 우수한 기유입니다.
예로 들자면, 순수한 바닷물을 원유라고 하고, 순수한 베이스 기유를 염분기가 없는 물이라고 가정했을 때, 광유로 불리는 2기유의 경우 바닷물을 필터로 걸렀다고 할 수 있고, 합성유인 3기유는 바닷물에 화학적 분해를 하여 순수한 물만 얻는 방식이며, GTL은 바닷가 부근의 바다의 습한 기운을 먹은 공기를 액화시킨 후 그 액체를 3기유와 동일한 방법으로 다시 화학처리를 하여 순수한 물만 얻는 방식 입니다.
정리를 하자면, VHVI는 원유를 화학처리 하여 순수한 기유를 얻는 것이면, GTL은 천연가스를 변형 후 액화시켜 화확처리 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화학처리는 Hydrocracking으로 두 기유 모두 동일한 방식으로 적용 됩니다. 즉, 수소화분해를한다는 점은 동일하지만, VHVI는 원유를, GTL은 액화시킨 천연가스를 시발점으로 하고 있는 것이 차이 입니다.
바로 위에 있는 사진이, GTL기유가 생산되는 공장입니다. 규모가 장난이 아니죠?
GTL 기유는 카타르 석유공사와 쉘사가 협약을 맺고 GTL기유를 생산을 위해 만든 카타르에 위치한 대형 정유시설에서 생산됩니다. 연간생산량은 약 1백만 톤 정도로 바로 고난이도의 추출기법과 다단화 공정에도 불구하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기 때문에 가격이 합리적이게 됩니다.
참고로 GTL 생산공정을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일단 원 재료인 천연가스는 수분 및 기타 부유물 제거를 위해 필터를 지나는 일종의 전처리 과정을 거칩니다. 전처리 과정을 거친 천연가스는 탱크에 산소화 함께 주입이 되고, 고온으로 데워진 탱크속에서 촉매제의 도움으로 산소와 천연가스의 메탄성분이 화확적으로 반응하여 수소와 일산화탄소로 구성된 혼합 가스가 만들어 집니다. 이 후 이 혼합가스는 여러 촉매제와 고온의 조합으로 긴 체인의 왁스 탄화수소와 수분으로 액화 됩니다. 즉 오일과 물이 섞인 액체가 생성되는 거죠. 이 혼합물은 VHVI의 원유처리와 동일한 공법(Hydrocracking)으로 처리되어 순수한 기유를 얻게 됩니다.
물론 이와같은 방식의 추출에 대한 별도의 기준이 없기 때문에 현재는 원유에서 Hydrocraking 공법으로 추출되는 VHVI와 같은 3기유 합성유로 분류가 되긴 하지만, 사실 원재료가 원유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높은 순도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VHVI로 보기에는 억울한 면이 많습니다. 실질적인 성상과 성능만 볼 때는 원유 증류과정에서 휘발유와 LPG 사이에서 나오는 나프타메틸렌 가스를 원재료로 하는 PAO급이며 일부 특성은 PAO를 능가합니다.
실제로 유동온도가 섭씨 -45도, 인화점이 무려 섭씨 238도 입니다. 점도지수 또한 174로 매우 좋습니다. 5W30의 VHVI로 도달하기에는 매우 어려운 수치입니다. 다만 동점도가 냉간 섭씨 40도 기준 69.2mm/S2, 열간 섭씨 100도씨 기준으로 12.1mm/2 로 약간 무거운 편으로 보이긴 합니다만, 우수한 마찰저감성으로 인해 오히려 가벼움이 느껴지면서 한 편으로는 디젤의 정숙도나 진동억제도 유리할 것으로 보입니다.
해당 오일의 가장 큰 장점은 GTL에서 오는 어마무시하게 높은 청정성과 우수한 윤할성능에서 오는 부드러움과 정숙함 입니다. 그리고 우수한 저온유동성으로 인해 요즘과 같이 기온이 낮은 계절에 특히 빛을 바랍니다.
그리고 초고순도 기유인 만큼 높은 점염기가(10내외) 그리고 증발량도 매우 우수(6%대)하기 때문에 엔진의 청정성에 매우 유리하겠습니다. 오래도록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고, 이미 중고차 구입후 처음 주입해야 하는 클렌징 오일로써도 알만한 사람들 가운데 정평이 나있습니다. 뭐 DEXOS2 인증이면 말 다 했죠.
하지만, 청정성이 너무 높다보니, 주행거리가 좀 있는 차량에 처음 주입하는 경우 초반 1~3천 키로 동안에는 높은 청정성으로 인해 그간 제거되지 않았던 오염물들이 녹아나오며 엔진오일 캡에 찌꺼기가 다량 관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매우 좋은 작용입니다. 하지만 막상 오일의 퀄리티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오해를 하시는 분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가품 당첨되었다고 커뮤니티에 인증하는 경우도 있음).
이런 경우 통상 5천 키로 내외에 도달하면, 엔진에 붙어 있던 오염물들은 다 묻어(청정작용) 나와 엔진오일에 정상적으로 녹아들게 되어(분산작용) 더이상 이런 현상이 관찰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GTL이나, 4기유 이상의 오일(에스터 베이스도 마찬가지로 청정성이 우수)로 바꿀 때는 플러싱을 하라는 말이 이런 특성 때문에 나온 것 같습니다.
신유를 조심스럽게 천천히 주입해 줍니다.
주입 후 약간의 시간을 둔 후, 시동을 걸어 유온을 올려줍니다. 열이 많은 엔진인 만큼 그리 오랜시간이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다시 시동을 끄고, 수분간 대기 후 레벨을 확인합니다. 킥스클린이 열일한 덕택에 주입 후 공회전까지 했음에도 불구하고 신유의 색이 매우 많아졌습니다. 너무 맑아 레벨확인이 어려울 정도네요. 더이상 미션오일과 같이 붉은 색도 안돕니다. 깨끗한 상태에서 시작하는 만큼 다음 교체시기 까지 최적의 상태로 엔진의 청정성과 보호 그리고 높은 효율을 책임질 것입니다. 물론 남다른 부드러움과 조용함은 덤이구요.
레벨확인을 마친 후 다시한번 차를 띄어 올려 작업부위의 누유나 청정성을 꼼꼼히 확인 후 서비스 홀을 닫아줍니다.
다음 권장교체주기 참고하시라고 스티커를 부착하는것으로 작업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나와 내차에게 최적화 된 고품질 합성유로 정확하고 꼼꼼하게 교체하시고 오래도록 신차의 부드러움과 효율을 고장없이 누려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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